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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경력 7년차 개발자의 선택 - 김형준님 글

by 댓츠굿 2016. 3. 28.

어제 아는 후배와 메신저를 했습니다. 그 후배는 현재 프로젝트에 투입되지 않은 상태이고 몇 군데 괜찮은 프로젝트가 있어 간단한 인터뷰를 받는데 그 후 연락이 없다고 합니다. 후배는 삼성, LG 등과 같은 대형 SI 업체의 정규직 경력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력은 대형 업체의 아웃소싱 인력으로 프로젝트 또는 유지보수 업무에 참여한 것이 전부입니다. 경력은 7년 정도. 기술적으로는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프로젝트는 따라갈 정도 입니다.

몇년전부터 저도 프로젝트에 투입될 개발자들을 선택해야 하는 위치에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개발자이고 국내의 프로젝트 현실, 자기 개발의 어려움 등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에 개발 인력이 부족해도 이 후배를 투입 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7년 경력자는 3년 경력자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고 3년 경력자와 동일하다면 저는 머뭇거리지 않고 3년 경력자를 채용합니다. 만약 7년 경력자가 차별화된 기술력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면 더 많은 비용을 주고서라도 프로젝트에 참여 시킬 것입니다.

그래서 후배에게 2가지 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번째는 2 ~ 3년 정도 투자해서 자신의 레벨을 업그레이드 키는 길입니다.. 그 동안 돈도 벌어야 하기 때문에 급여는 작지만 가장 여유 있는 프로젝트를 선택합니다.
(저는 주로 이런 기간을 칼을 간다고 표현합니다. 복수의 칼을 갈아야 합니다.)




혼자서 공부만 한다고 업그레이드 되는 것도 아니고, 프로젝트 열심히 한다고 업그레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초를 충실히 하고 원리를 이해한 후 그것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야 합니다. 7년차면 자신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만 하면 업그레이드 될까요? 제 생각은 No 입니다. 7년 동안 그런 능력을 보유하지 못했는데 2 ~3 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깨우칠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학 입시, 고시 공부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열정적으로 해도 성공 확률은 10% 정도 입니다. 이 분야에서 계속 살아남아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려면 이런 정도의 고통은 참아 내야 하지 않을까요? 남은 시간은 많습니다. 앞으로 20년은 더 자신의 기술을 이용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이제 고작 7년 지났을 뿐입니다. 앞으로의 20년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럼 자신의 기술 레벨은 어느 정도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그러면 회사에서 이런 개발자를 채용할까요? 아직 멀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학벌과 과거의 경력이 중요합니다. 이 후배에는 이런 것이 없습니다. 자신의 업그레이드 된 기술을 이용하여 외부에서의 평판을 쌓아야 합니다. 평판은 학벌/경력을 모두 무시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미 평판이 좋은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제니퍼 소프트의 이원형님, okjsp 운영자인 kenu, 자바지기 운영자인 박재성님, Spring을 최고수인 안영회님, 검색엔진의 고수인 typos님, apache MINA 프로젝트 PM인 이희승님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분들을 평가할 때 학벌/경력을 평가 하나요? 이런 분들이 대기업에 근무했는지,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 했었는지, 이런 것들이 아니라도 이 분들은 이미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멋지고, 훌륭하고, 실력있는 개발자로 이미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분들이 쌓은 방식대로 평판을 쌓아 나가면 됩니다.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오프라인에서의 모임, 강연 참석, 도서 번역 또는 집필, 마소/전자신문/ZDNet에 컬럼 연재, 오픈소스 프로젝트 참여 등 방법은 많습니다. 구글에서 자신의 주요 분야에 대한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자신의 이름이 나와야 합니다. 자신이 학벌이 약하고 배경이 약한 것은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런 피나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하면 됩니다.

이 방법은 너무 어렵습니다. 그리고 성공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면 두번째 방법을 하면 됩니다. 두번째 방법은 자신이 정말로 잘 할수 있는 다른 업무를 찾아서 그 분야에서 첫번째 방법을 적용해 보는 겁니다. IT에는 개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컬럼리스트, 디자인, QA, 테스터, 기술영업 등 다양한 직종이 있습니다. 55세까지 아직 20년 이상이 남았습니다. 지금도 찾아주는데가 많지 않은데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지겠죠. 자신만의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우면 빨리 다른 분야를 찾아야 합니다.

jaso.co.kr 시샵이신 김형준(개발 경력17년)님이 후배님들을 위해 쓰신 글입니다.
부디 후배님들이 참고하셔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출처 : http://src2007.dothome.co.kr/site/pb/pb_board/view.php?boardid=pb_board_question&uid=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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